
1. 엘리베이터가 우주로 향하던 날
어느 평범한 회사 건물에서 퇴근하려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그런데 버튼이 '1층', '2층' 이런 게 아니라 '목성', '화성', '토성'이었다. 호기심에 '화성'을 눌렀더니 엘리베이터가 빛의 속도로 솟구치며 흔들렸다. 문이 열리자 붉은 사막과 외계 생물이 보였고, 내 상사는 그곳에서 마시멜로를 굽고 있었다. 출근은 원격인데 퇴근은 우주라니, 뭐 이런 꿈이 다 있나 싶었다.
2. 발가락으로 악보를 읽는 오디션
어느 날, 나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가 되기 위한 오디션에 참가하게 됐다. 그런데 심사 기준이 ‘발가락으로 악보를 읽고 연주하는 능력’이었다. 나는 고개를 숙여 발가락에 눈이 달린 채, 바흐를 연주했다. 심사위원은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조금 더 느껴봐요, 발끝으로”라고 말했다. 꿈에서 깨어났을 땐, 내 발가락이 아파 있었다.
3. 고양이들의 비밀 회의
평소엔 조용하던 동네 고양이들이 모두 한 공터에 모여 회의를 하고 있었다. 나는 무심코 그들을 따라가다가 “휴먼 출입 금지” 팻말을 발견했지만, 무시하고 접근했다. 그 순간 고양이 한 마리가 인간처럼 “우릴 봤군요…”라며 나를 노려봤다. 꿈속에서 고양이들의 음모를 파헤치는 스파이가 되어버렸고, 아침엔 내 고양이가 유난히 싸늘하게 날 바라보고 있었다.
4. 편의점 계산대 아래에 있던 포털
야식 사러 편의점에 갔는데, 물건을 계산하려다 발을 헛디뎌 계산대 아래로 떨어졌다. 정신 차리고 보니, 그곳은 바나나 우유가 바다처럼 흐르는 이상한 세상이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 요정이 되어 “돌아가려면 죄책감을 먹어야 해요”라며 수상한 스낵을 건넸다. 그걸 먹자, 계산대 아래에서 다시 현실로 튀어나왔다. 아직도 그 편의점은 못 가고 있다.
5. 내 친구가 수박으로 환생한 날
친한 친구가 갑자기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슬퍼하던 중, 장례식장에 도착했는데 관 안에 수박이 있었다. 모두 진지하게 슬퍼하고 있었고, 수박엔 검은 리본이 달려 있었다. 꿈에서 나는 그 수박을 들고 “그래도 이건 좀 아니지 않아?”라고 외쳤다. 그런데 수박이 갈라지더니 친구 목소리로 “먹지 마, 나 살아있어”라고 말하는 것이다. 진심으로 무서웠다.
6. 이불 속으로 들어가니 도서관
추운 겨울날, 이불을 덮자 그 안이 끝없는 도서관으로 변했다. 나는 책을 고르며 걸었고, 페이지마다 다른 인물들이 실제처럼 튀어나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어떤 책은 나를 주인공으로 만들었고, 어떤 책은 눈을 감아야만 읽을 수 있었다. 책장 뒤편으로 가니 내 유년 시절의 나와 마주쳤다. 이불을 걷자 꿈이 끝났는데, 이상하게도 이불 냄새가 잉크 같았다.
7. 지하철이 아닌 구름을 타고 출근
알람 소리에 깼지만 다시 잠들었더니 출근 시간. 급하게 지하철역으로 향했는데, 플랫폼엔 구름이 떠 있었고 사람들은 그 위에 줄을 서 있었다. 구름을 타고 하늘을 날며 회사 건물 옥상에 도착했고, 상사는 "지각이면 구름 벌점 3점"이라며 노트에 뭔가를 적었다. 심지어 구름은 비 오는 날엔 운행 중지였다. 현실보다 더 출근이 스트레스였다.

8. 노트북이 나를 관찰하는 꿈
노트북을 켰는데, 부팅 화면이 내 어젯밤 행동을 재생하고 있었다. 내가 혼잣말한 내용, 방에서 춤춘 모습까지 다 녹화돼 있었다. “우린 당신을 알고 있어요”라는 문구와 함께 노트북 스피커에서 웃음소리가 들렸다. 결국 나는 노트북을 던졌지만, 창문 밖에서 드론이 “백업 완료”라며 날아가더라. 깬 뒤 노트북을 볼 때마다 왠지 민망해진다.
9. 하늘에서 떨어지는 택배 상자
공원에서 산책 중 하늘에서 갑자기 택배 상자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모두 각자 이름이 써 있었고, 열어보니 안에는 어릴 적 잃어버렸던 물건이나 감정들이 들어 있었다. 내 상자엔 초등학생 때 잃어버린 분홍색 일기장이 있었다. 열어보니 미래의 일기까지 써 있었다. 그걸 읽는 순간 갑자기 하늘로 다시 빨려 들어가며 깼다. 그 이후로는 택배 받을 때마다 살짝 두렵다.
10. 시계 속에 갇힌 하루
아침에 눈을 떴는데 방 안에 시계가 수백 개가 떠 있었다. 나는 손목시계 속에 갇혀 있었고, 하루가 60초씩 반복되며 리셋되었다. 점심을 먹으면 다시 아침, 저녁을 먹으면 점심으로 돌아갔다. 탈출하려면 ‘정확한 시간’을 맞춰야 했는데, 모든 시계가 다 달랐다. 결국 핸드폰 시계를 열자 눈이 부시며 현실로 돌아왔다. 그런데 그날 하루가 정말 이상할 만큼 빨리 지나갔다.
꿈은 현실의 반영이기도 하고, 무의식의 유희이기도 하죠. 이상하고도 기묘했던 이 꿈들이, 언젠가는 내 삶의 조각으로 돌아올지도 모르겠어요. 오늘 밤엔 또 어떤 꿈이 날 찾아올까요?